2024.05.11 (토)
[세종온라인뉴스]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넘겼다.
새 대통령을 맞을 때면 으레 덕담과 격려가 오간다. 하지만 윤 대통령을 맞는 우리 사회 분위기는 이전과 확연히 다르다는 걸 느낀다. 새출발을 격려하는 목소리 보다는 곳곳에서 탄식이 흘러나온다.
지역이라고 이런 분위기에서 예외는 아니다. 하지만 윤 대통령은 지역엔 관심 밖인가 보다.
취임 100일째인 17일 오전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했다.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12명의 기자에게 질문을 받았다.
그런데 윤 대통령에게 질문을 던진 지역언론 기자는 단 한 명에 불과했다. 기자회견에 앞서 한 모두발언에서도 윤 대통령은 충청은 물론 각 지역현안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.
지역에 대한 무관심은 비단 윤 대통령에 국한하지는 않는다. 그러나 윤 대통령은 취임 이전부터 지역언론을 푸대접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. 이런 행태가 대통령에 취임해서도 전혀 달라지지 않은 듯 하다.
물론 지역 현안을 세세하게 챙기는 게 대통령이 할 일은 아니다. 그보다 국정 운영의 최고 책임자로서 선 굵은 행보를 보이는 게 대통령 본연의 역할이라 할 것이다.
그러나 지역 현안을 아주 무시해선 안 된다. 지역마다 시급한 현안 한 두 가지쯤은 안고 있을 것이고, 이해 당사자들은 좀 더 상위의 권력이 ‘교통정리’해 주기를 바란다.
이런 점을 감안해 볼 때, 대통령이 지역 현안에 이해가 깊고, 이를 사려 깊게 풀어갈 수 있다면 지역으로선 더할 나위 없다.
문제는 윤석열 대통령에게서 이런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. 기자의 임무는 국민을 대신해 대통령 등 국가 기관에 질문을 하는 것이다.
지역언론으로 좁혀 보면, 지역 현안을 들고 대통령과 소통창구 노릇을 해야 하는 게 지역언론 본연의 사명이다. 하지만 윤 대통령은 취임 전이나, 그 이후나 지역언론과 접촉하려 하지 않는다.
더구나 윤 대통령은 충청에 남다른 애정을 보였고, 충청권 유권자들은 압도적 지지로 화답했다. 하지만 정작 충청지역 언론은 윤 대통령에 접근조차 하지 못하는 중이다.
윤 대통령의 이 같은 모습은 독선으로 보일 수 있다. 실제 KBS 여론조사 결과 대전·세종·충청권 시민들 과반 이상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‘잘 못하고 있다’는 평가를 내리고 있고, 윤 대통령이 잘 못하는 이유로 ‘독단적 일처리’를 꼽았다.
기자 사회의 평가는 더 박하다. 한국기자협회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 국정수행 관련해 ‘잘 하고 있다’는 10.7%, ‘잘못하고 있다’는 85.4%로 나타났다.
더 눈여겨 볼 대목은 기자들이 ‘지역언론 지원 확대’를 윤석열 정부 미디어 정책 우선과제로 꼽았다는 점이다. 하지만, 그간 윤 대통령이 보인 행태에 비추어 볼 때, 윤석열 정부가 지역언론에 ‘선물 보따리’를 안겨줄 것이란 기대는 들지 않는다.
윤 대통령의 태도가 앞으로 달라질까? 쉽게 답하기 어렵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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